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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국제 밀 가격이 최근 큰 폭 하락해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라면가격 인하 권고

 

국내 주요 라면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원가 부담과 인건비 등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10% 내외 인상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크게 오른 라면 값에 대해 "밀 가격이 내린 것에 맞춰 (라면 값도) 적정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며 압박에 나서자 라면 제조사들이 가격 인하 검토에 돌입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 라면 업체의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농심은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다. 팔도와 오뚜기는 바로 다음 달 제품 가격을 각각 9.8%, 11.0% 인상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가격 하락 관련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라면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라면이 대표 서민 음식이라는 점을 고려해 국민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제 밀 가격은 하락했음에도 업체가 쓰는 밀가루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밀 외에 다른 원료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어 원가 부담이 여전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밀 선물가격은 t당 419달러로 치솟았고 올해 2월 t당 276달러로 떨어졌으나 평년의 201달러보다는 비싸다. 밀 선물가격 등락의 영향은 4∼6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 가격에 반영된다. 밀수입가격은 지난해 9월 t당 49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2월 기준 t당 449달러로 떨어졌으나, 평년의 283달러와 비교하면 1.6배 수준이다. 라면 가격은 지난해 2년 연속 올랐다. 농심이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한 후 오뚜기·팔도가 10월 각각 11.0%, 9.8% 인상하고, 삼양식품은 11월 평균 9.7% 올렸다. 이는 지난 2021년 라면업계가 라면 가격을 잇따라 올린 이후 약 1년 만의 인상이다. 라면업계가 2년 연속 가격을 올린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라면은 서민 식품의 대명사라는 이미지로, 가격 인상 시 반발의 표적이 되기 쉬워 인상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품목이다. 실제로 오뚜기는 지난 2021년 가격 인상 전 13년 간 가격을 동결해온 바 있다. 그만큼 코로나 이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에 원가 압박이 심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밀가루 가격도 올라 지난달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0.0% 상승했고 2년 전과 비교해 38.6% 올랐다. 밀가루값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라면의 또 다른 원료인 전분은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고, 물류비도 증가해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하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받은 것이 없다"면서도 "어려운 여건이지만 방안을 다각도로 살피겠다"고 밝혔고,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국민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여러모로 검토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업체들은 당시 밀가루, 팜유 등 주요 수입 원자재뿐 아니라 물류비, 인건비 등 생산 비용 증가를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었다.

 

또, 지금도 원가 부담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밀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았다가 최근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평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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